Note 1.1

Jino PARK's arts work note

Archive for July 2009

작품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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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를 피하기 위해 미리 밝혀두자면, 나는 화가이고 나는 내 작업을 회화의 연장이라는 관점에서 진행하고 있다. 여러 매체를 다루고 있지만, 거의 대부분의 경우에, 심지어 그것이 텍스트이더라도, 그것을 통해 시각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것이 내 목표이기 때문이다.
내 작업은 악몽을 기록하고 재현하기, 일련의 장소 특정성 작업들 그리고 근작의 다이달로스3부작으로 나눌 수 있다. 이들은 겉보기엔 서로 다르지만, 내부적으로 서사라는 개념을 통해 이어진다. 꿈의 서사구조와 신화의 서사구조가 비슷한 점에 주목하여 현대인의 악몽을 축적하고 있고, 최종적으로‘다선적 서사구조를 가진 재편 된 서사 조형체’를 만들고자 한다.
최근의 다이달로스 삼부작은 ‘다선적 서사구조를 가진 재편 된 서사 조형체’를 완성하기 위한 일종의 설계도이다. 이 작업은 그리스신화를 바탕으로 여러 기억을 뒤섞어 변형한 텍스트드로잉을 씨줄로 삼는다. 그위에 두루마리 그림의 형태를 띈 서사적이미지들을 날줄로 삼아 일종의 시각적 서사의 공간을 만들어내려한다.
‘달 아래 이카루스’는 그 첫 시도로, 다이달로스 삼부작의 끝부분에 해당하며, 아래에서 위로 이어지는 세로로 긴 서사적이미지이다. 이 이미지 속에는 털이 자라나 강철날개로 변해 하늘로 날아가는 엑스터시적 몽상과 그리스 신화의 이카루스 일화가 뒤섞여있고, ‘올라타 눈을 감고 떠나는 것’인 침대가 통제할 수 없는 짐승의 모습을 하고 있다.
‘투우장의 미노타우로스’는 그 두 번째 시도로 다이달로스 삼부작의 가운데 부분에 해당하며, 좌에서 우로 이어지는 가로로 긴 서사적이미지이다. 이 이미지 속에는 성적 환타지와 투우장의 황소의 움직임과 그리스 신화의 미노타우로스 일화가 뒤섞여 있고, 역시 침대가 짐승처럼 묘사되어 통제할 수 없는 몽상을 상징하고 있다.
‘투우장의 미노타우로스’에서는 모듈이라는 개념을 의식하고 일련의 시리즈를 제작하였는데, 제물들 시리즈가 그 중 하나다. 제물들은 미노타우로스의 제물인 동시에 끝없이 비산하는 파편들로 이루어진 찰나적 소우주를 상징한다.
모듈의 개념은 주문제작한 스티커를 이용한 설치작품인 미궁을 통해 다른 형태로 실험해 보았다.
오래전에 써둔 침대에 관한 글을 인용하며 작품설명을 마친다.
어느날, 나는 오래 전에 죽은 왕의 작고 높은 침대를 보았다.
그때 나는 ‘아, 침대는 올라타는 것이었구나’ 라고 생각했고, 이어 내 머릿 속에서 침대는 긴 다리를 또각 또각 울리며 걸어가는 짐승이 되었다.
꿈을 꾼다는 것은 이렇듯 길들여지지 않은 미지의 짐승을 타고 떠나는 유랑과 같은 것이리라.
오늘밤 나는 그 짐승의 등에 다시 올라 부엉이에게 길을 물어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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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jinopark

July 5, 2009 at 4:00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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